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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 조작, 스팸 목록에 오르기까지 14개월 — 키워드 시절의 기시감

구글이 생성형 AI 응답 조작을 스팸 정의에 넣기까지 14개월. 키워드 시절엔 십 년 넘게 걸리던 일입니다. 메타 키워드와 llms.txt, 밀도 게임과 인용 부스트 — 그때의 패턴이 GEO에서 비슷한 순서로 다시 보입니다.

전승엽2026년 8월 19일5 min read
GEO어뷰징스팸 정책AI 검색쿼리 팬아웃

지난 글의 숙제

지난 글을 숙제 하나로 끝냈습니다. 도구를 쫓는 일이 "고객의 질문을 더 잘 찾게 해주는가"라는 기준을 벗어나면 어떻게 되는지는 키워드 시절이 이미 보여줬다고. 그 이야기를 마저 하겠습니다.

미리 말하면 이건 예언이 아닙니다. 이미 나타난 사례들을 그 시절 옆에 나란히 놓아보는 글입니다.

그때 — 세 막짜리 역사

키워드 시절의 어뷰징은 대략 세 막으로 정리됩니다.

1막, 자기 주장. 메타 키워드 태그가 있었습니다. 사이트가 스스로 "내 페이지는 이런 내용"이라고 선언하는 자리였는데, 선언은 검증이 안 되니 조작이 쉬웠습니다. 구글은 2009년에 랭킹에 이 태그를 쓰지 않는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2막, 지표 게임. 엔진이 키워드를 세면 밀도를 맞췄습니다. 링크를 세면 링크를 만들었습니다. 콘텐츠 팜과 링크 팜이 산업 규모로 돌아갔습니다.

3막, 철퇴. 팬더(2011)가 저품질 양산을, 펭귄(2012)이 인위적 링크를 정조준했습니다. 이 흐름은 끝난 게 아니라서, 2024년 3월에도 구글은 만료 도메인 남용·규모형 콘텐츠 남용·사이트 평판 남용이라는 스팸 정책 3종을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방향은 매번 비슷했습니다. 사용자를 위해 만들어라.

지금 — 같은 막이 다시 오르는 중

GEO에서 이 세 막이 순서대로 다시 보입니다.

1막의 재상연이 llms.txt입니다. 사이트가 스스로 "AI야, 내 사이트는 이런 내용이야"라고 주장하는 파일. 스스로 선언할 뿐 검증이 안 된다는 점이 메타 키워드 태그와 닮았습니다. 구글의 John Mueller도 이 파일을 두고 keywords meta tag에 비견된다고 말했습니다. 십수 년 전 메타 키워드를 두고 나왔던 그 비유가, 구글 쪽에서 먼저 나온 겁니다.

2막의 재상연은 지표 게임입니다. 이번에는 학술 버전까지 있습니다. GEO라는 용어를 만든 프린스턴 연구진의 논문은 인용·통계·권위적 표현을 문서에 넣으면 AI 답변에서의 가시성이 최대 40% 오른다고 보고했습니다. 문제는 이 결과가 내용의 실질보다 인용 개수나 통계 표현 같은 겉 신호를 맞추는 처방으로 소비될 때입니다. 그 순간 키워드 밀도를 맞추던 방식과 닮기 시작합니다. 서브쿼리마다 페이지를 만드는 방식도 같은 방향으로 흐르기 쉽고, 구글 공식 가이드는 쿼리 변형마다 별도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혀 두었습니다.

3막도 이미 시작됐습니다. 2026년 5월 15일, 구글은 스팸 정책 문서의 스팸 정의에 "구글 검색의 생성형 AI 응답을 조작하려는 시도"를 명시했습니다. 다음 달에는 스팸 업데이트가 진행됐고, 보도에 따르면 생성형 AI 조작도 그 적용 범위에 들었습니다.

여기서 숫자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키워드 어뷰징은 만연해지고 팬더로 본격 대응이 오기까지 십 년 넘게 걸렸습니다. 이번에는 팬아웃이라는 용어가 공식 발표에 등장한 때(2025년 3월)부터 그 조작이 스팸 정의에 명시되기까지(2026년 5월) 14개월이었습니다. 재는 자가 똑같지는 않지만, 대응이 빨라진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한 번 겪어본 일이기 때문일 겁니다.

왜 반복되는가

반복되는 이유는 구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엔진의 지표는 사용자 만족의 대리물입니다. 키워드 밀도는 "이 주제를 다루는가"의 대리물이었고, 백링크는 "신뢰받는가"의 대리물이었고, AI의 인용은 "이 질문에 좋은 답인가"의 대리물입니다. 대리물은 본체보다 만들기 쉽습니다. 그래서 대리물을 직접 만드는 산업이 생기고, 대리물이 본체를 대변하지 못하게 되면 엔진은 지표를 바꿉니다. 그 위에 세운 것들은 같이 무너지고요.

키워드 시절에 한 번 돌았던 이 바퀴가, 지표만 바뀐 채 다시 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엔진이 상위에 올린 것이 정답이 아닌 경우도 실제로 있습니다. 얼마 전 다룬 고성 캠핑장 예약 사이트가 그랬습니다. 검색 1위도 AI 개요도 정작 예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링크들이었는데, 그 링크들이 잘나서가 아니었습니다. 정답인 공식 예약 사이트가 구글 색인에 한 페이지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검색도 AI도 그 링크에서 예약이 되는지 들어가 확인하지 않습니다. 신호를 채점하고, 채점 1등을 답이라고 내밀 뿐입니다. 이 어긋남을 밝힌 방법도 별게 아니었습니다. 사람이 직접 들어가서 예약이 되는지 눌러본 것. 상위가 정답에서 벗어나는 대표적인 경로가 여기서 둘 보입니다. 정답이 엔진에 읽히지 않거나, 오답이 신호를 만들어 내거나. 뿌리는 하나입니다 — 엔진은 내용을 직접 아는 게 아니라 신호로 추정합니다. 그리고 이 뿌리가 살아 있는 한 신호만 파는 장사도 삽니다. 링크를 돈 받고 심어주는 서비스가 지금도 버젓이 영업하는 이유입니다. 지표 게임의 유혹은 누군가의 일탈이 아니라 구조의 산물이고, 그래서 철퇴도 반복됩니다. 이번 5월이 그랬듯이요.

갈림길은 도구가 아니라 용도

그렇다고 팬아웃 추정이나 AI 가시성 분석 자체가 문제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지난 글에서 저도 팬아웃 추정을 커버리지 확인용으로 쓸 만하다고 적었습니다.

갈림길은 도구가 아니라 용도에 있습니다. 같은 팬아웃 추정이라도 "고객이 이런 것도 묻는구나"를 발견하는 수단이면 토픽 분석의 후계입니다. 반대로 서브쿼리를 사냥해서 페이지를 양산하거나, 내용 없이 인용·통계 신호만 심는 목표가 되면 키워드 스터핑의 후계입니다. 도구는 같고 계보가 갈립니다.

그리고 역사가 말해주는 건, 뒤쪽 계보가 정책 위험으로 규정되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입니다. 이번엔 14개월이었습니다.

기준은 그대로

지난 글의 기준 문장을 다시 가져옵니다. 그 방법이 고객의 질문을 더 잘 찾게 해주는가.

적어도 오래 쓰인 도구들은 이 기준을 통과한 것들이었습니다. 신호 자체를 목표로 삼은 쓰임새는 정책이 바뀔 때마다 흔들렸고요. 키워드 시절이 보여준 게 그것이고, GEO가 지금 다시 보여주고 있는 것도 그것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가 왕입니다. 달라진 것은 속임수가 금지 목록에 오르는 속도뿐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지금 쓰고 계신 GEO 기법 중에, 키워드 시절의 무엇과 닮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있으신가요.

이 주제에 대해 더 논의하고 싶으시면 문의하기로 의견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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